유언장 대신 신탁계약으로 사후 재산 이전을 미리 정해 두는 방법이 유언대용신탁이에요. 2011년 신탁법 전부개정(2012년 7월 26일 시행)으로 근거 조항이 생겼어요. 유언과 비슷해 보이지만 재산이 생전에 수탁자에게 넘어간다는 점에서 구조가 다르고, 유류분·상속세와의 관계도 따로 따져 봐야 해요.

유언대용신탁이란 — 신탁법 제59조

신탁은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재산을 이전하고, 수탁자가 수익자를 위해 그 재산을 관리·처분하게 하는 법률관계예요 (신탁법 제2조). 유언대용신탁은 여기에 사망 이후의 수익자를 미리 정해 두는 형태로, 신탁법 제59조는 두 가지를 정하고 있어요.

  • 사망 시 수익권 취득형: 수익자로 지정된 사람이 위탁자가 사망할 때 수익권을 취득해요
  • 사후 급부형: 수익자가 위탁자 사망 이후에 신탁재산에서 급부를 받아요. 이 수익자는 계약에서 달리 정하지 않으면 위탁자가 사망할 때까지 수익자 권리를 행사하지 못해요

두 경우 모두 위탁자가 수익자를 변경할 권리를 가져요. 다만 계약으로 달리 정할 수 있어서 변경권을 제한한 계약도 가능해요.

제60조의 수익자연속신탁은 수익자가 사망하면 그 수익권이 소멸하고 다른 사람이 새로 수익권을 취득하게 하는 방식이에요. 예를 들어 배우자가 먼저 수익을 받고, 배우자가 사망하면 자녀가 이어받도록 순서를 정할 수 있어요.

대법원은 위탁자 사망 후의 유일한 수익자를 수탁자로 정한 부분은 수탁자의 이익향수 금지(신탁법 제36조)에 반해 무효라고 봤어요. 이때 위탁자 생전 부분은 원칙적으로 유효하지만 위탁자가 사망하면 신탁이 끝나고, 잔여재산을 받을 사람(귀속권리자)을 정하지 않았다면 잔여재산은 위탁자에게 귀속돼 상속재산에 들어가요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2다307294 판결).

유언장과 무엇이 다른가

민법상 유언은 법이 정한 방식을 따르지 않으면 효력이 없어요 (민법 제1060조). 방식은 다섯 가지예요 (제1065조).

방식핵심 요건사망 후 검인
자필증서전문·연월일·주소·성명을 직접 쓰고 날인필요
녹음유언 취지·성명·연월일 구술, 증인이 정확함과 성명 구술필요
공정증서증인 2명 참여, 공증인 앞에서 구수불필요
비밀증서엄봉날인해 증인 2명 이상에게 제출, 5일 안에 확정일자필요
구수증서질병 등 급박한 사유, 증인 2명 이상사유 종료 후 7일 안에 신청

미성년자, 피성년후견인·피한정후견인, 유언으로 이익을 받을 사람과 그 배우자·직계혈족은 증인이 될 수 없어요 (제1072조). 유언대용신탁과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분명해져요.

구분유언유언대용신탁
근거민법 제1060조 이하신탁법 제59조
성립법정 방식을 갖춰 작성위탁자와 수탁자의 계약
재산 이전사망한 때 효력 발생 (제1073조)계약 후 수탁자에게 이전, 사망 후 수익자에게 지급
생전 관리본인이 직접수탁자가 계약대로 관리
변경언제든 철회 가능 (제1108조)위탁자가 수익자 변경 (계약으로 제한 가능)
사망 후 절차자필·녹음·비밀증서는 검인민법상 유언 검인 대상이 아님

부동산을 신탁하면 신탁등기를 해야 제3자에게 신탁재산임을 주장할 수 있어요 (신탁법 제4조). 대법원은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면 소유권이 대내외적으로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된다고 봐요 (2025두33790).

유류분과의 관계 — 대법원 판단은 아직 확인되지 않아요

현행 유류분은 직계비속과 배우자가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직계존속이 3분의 1이에요 (민법 제1112조). 형제자매의 유류분은 헌법재판소가 2024년 4월 25일 위헌으로 결정해(2020헌가4 등) 2024년 9월 20일 개정 민법에서 삭제됐어요.

유류분은 상속개시 때의 재산에 증여재산을 더하고 채무를 빼서 계산해요. 증여는 원칙적으로 상속개시 전 1년 안의 것만 들어가지만, 쌍방이 유류분권리자에게 손해를 준다는 걸 알고 한 증여는 1년 전 것도 들어가요 (제1113조·제1114조).

유언대용신탁 재산이 여기에 포함되는지는 신탁법과 민법에 정한 조항이 없어요. 대법원은 2025년 9월 25일 취득세 사건(2025두33790)에서 신탁한 부동산은 위탁자가 사망해도 민사법상 상속재산이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유류분 반환 여부를 다룬 사건은 아니에요. 법제처 판례 데이터베이스에서 대법원이 유언대용신탁과 유류분의 관계를 직접 판단한 판결은 확인되지 않고(2026년 10월 1일 기준), 하급심 판단은 엇갈린 사례가 보도된 상태예요. 상속인 사이에 분쟁 가능성이 있다면 신탁만으로 유류분 문제가 정리된다고 기대하기 어려워요.

2026년 3월 17일 공포와 동시에 시행된 개정 민법도 함께 알아 두세요. 헌재 결정 취지를 반영한 개정이에요.

  • 상속권 상실 선고: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중대한 범죄행위·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상속인은 직계존속뿐 아니라 직계비속·배우자도 가정법원의 상속권 상실 선고 대상이 될 수 있어요. 피상속인은 공정증서 유언으로 그 뜻을 남길 수 있어요 (제1004조의2)
  • 기여 보상 증여: 동거·간호 등으로 특별히 부양하거나 재산 유지·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데 대한 보상으로 한 증여·유증은 기여에 상응하는 범위에서 특별수익으로 보지 않아요 (제1008조 단서). 이 조항은 유류분에도 준용돼요 (제1118조)
  • 가액반환: 유류분 부족분은 그 가액의 지급을 청구하고, 청구한 날부터 이자가 붙어요. 개정법 시행 이후 개시된 상속부터 적용돼요 (제1115조, 부칙 제3조)

법정상속분 자체가 궁금하다면 상속 순위와 법정상속분을 먼저 보세요.

상속세는 신탁과 관계없이 과세돼요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민법과 별도로 신탁을 상속 과세 대상에 넣어 두었어요.

  • 상속의 범위: 상속에 유언대용신탁과 수익자연속신탁을 포함해요 (상증세법 제2조제1호)
  • 수유자: 이런 신탁으로 수익권을 취득한 사람은 수유자예요 (제2조제5호)
  • 상속재산 간주: 피상속인이 신탁한 재산은 상속재산으로 봐요. 수익자연속신탁에서 수익자가 사망해 다른 사람이 수익권을 새로 얻으면 그 가액은 사망한 수익자의 상속재산에 포함돼요 (제9조)
  • 납부의무: 상속인과 수유자는 각자 받았거나 받을 재산 비율에 따라 상속세를 내고, 받은 재산을 한도로 연대해 납부할 의무가 있어요 (제3조의2)

신고 기한도 일반 상속과 같아서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예요 (제67조). 부동산을 신탁했다면 취득세도 따져 봐야 해요. 대법원은 수익권이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는 내용이면 위탁자 사망 때 상속으로 부동산을 취득한 것으로 보아 취득세 납세의무가 있고, 처분대금 같은 금전을 청구하는 권리에 그치면 부동산을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어요 (2025두33790). 금액별 세 부담은 상속세 금액별 계산에서 확인하세요.

가입 전 확인할 것

  • 맡길 수 있는 재산: 신탁업자가 수탁할 수 있는 재산은 금전, 증권, 금전채권, 동산, 부동산, 지상권·전세권·부동산임차권 등 부동산 관련 권리, 무체재산권이에요. 여러 재산을 한 계약으로 묶는 종합재산신탁도 가능해요 (자본시장법 제103조)
  • 사망보험금 청구권: 보험계약자·피보험자·위탁자가 같은 사람이고, 신탁의 수익자가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이며, 보험계약대출이 없고, 사망보험금이 금융위원회 고시 금액 이상인 경우 등 요건을 갖추면 신탁할 수 있어요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09조)
  • 계약서 필수 기재 항목: 신탁업자는 계약서류에 수익자 지정·변경, 신탁재산의 종류·수량·가격, 계약기간, 신탁업자가 받을 보수, 신탁계약 해지에 관한 사항 등을 적어야 해요 (자본시장법 제109조). 이 항목을 하나씩 대조해 보세요
  • 보수: 신탁을 영업으로 하는 수탁자는 계약에 정함이 없어도 보수를 받을 수 있어요 (신탁법 제47조). 보수 기준과 부과 시점, 해지할 때 드는 비용을 계약서에서 확인하세요
  • 변경·종료: 위탁자와 수익자가 합의하면 언제든 신탁을 끝낼 수 있는 등 신탁법에 종료 규정이 있지만 계약으로 달리 정할 수 있어요 (신탁법 제99조). 수익자 변경권 제한 여부와 해지 조건을 함께 보세요
  • 귀속권리자: 신탁이 끝난 뒤 남은 재산을 받을 사람을 계약으로 정할 수 있어요 (신탁법 제101조). 앞의 2022다307294 판결처럼 정하지 않으면 예상과 다르게 상속재산으로 돌아갈 수 있어요
  • 채권자와의 관계: 신탁재산에는 원칙적으로 강제집행을 할 수 없지만 신탁 전의 원인으로 생긴 권리는 예외예요 (신탁법 제22조). 채권자를 해치는 줄 알면서 설정한 신탁은 채권자가 취소와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어요 (제8조)

성년후견·치매 대비로 볼 때

신탁재산은 수탁자 명의로 넘어가 있고, 수탁자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수익자의 이익을 위해 신탁사무를 처리해야 해요 (신탁법 제32조·제33조). 판단 능력이 있을 때 생전 수익자인 본인에게 무엇을 어떻게 지급할지까지 계약으로 정해 두면, 이후 판단 능력이 떨어져도 계약에 따라 관리된다는 점에서 치매 대비 수단으로 거론돼요. 한계도 분명해요.

  • 신탁하지 않은 재산: 계약 밖의 재산은 신탁으로 관리되지 않아요
  • 신상 결정: 치료·요양·거주 같은 결정은 신탁 사무가 아니에요. 가정법원은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 처리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사람에 대해 성년후견을 개시할 수 있고 (민법 제9조), 성년후견인은 법정대리인이 돼요 (제938조). 피성년후견인이 사는 집을 팔거나 임대하려면 가정법원 허가가 필요해요 (제947조의2)
  • 임의후견: 판단 능력이 있을 때 공정증서로 후견계약을 맺어 두면, 능력이 부족해진 뒤 가정법원이 임의후견감독인을 선임한 때부터 효력이 생겨요 (제959조의14)

신탁계약을 맺거나 바꾸는 일 모두 판단 능력이 있을 때 해야 한다는 점이 출발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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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대용신탁은 재산 관리와 사후 이전을 한 계약에 담는 도구이지만, 상속세와 유류분에서 자유로운 제도는 아니에요. 계약서 항목을 꼼꼼히 확인하고 필요하면 전문가와 함께 설계하세요.